
퇴직이 슬슬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 "그래서 얼마가 있어야 되는 거지?"였습니다. 지방 도시에 7억짜리 아파트가 있고 부부 합산 연봉이 1억을 조금 넘지만, 막상 그 월급이 끊기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손이 달달 떨립니다. 경제적 자유라는 말은 요즘 워낙 자주 들리는데, 실제로 그게 '내 숫자'로는 얼마인지를 계산해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목표소득, 경제적 자유의 출발점은 숫자를 정하는 것
경제적 자유가 얼마냐고 물으면 대부분 "많을수록 좋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사실 문제의 시작입니다. 막연히 "많아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처음 이 개념을 제대로 들여다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목표소득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목표소득이란 내가 노동 없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연간 지출 금액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일하지 않아도 "이 정도면 됐다"고 느끼는 금액이죠. 이게 사람마다 다르다는 게 핵심입니다.
저의 경우를 솔직히 따져보면 연간 3,000만 원 선이 현실적인 목표소득으로 잡힙니다. 해외여행 두세 번에 생활비, 교육비, 의료비까지 계산하면 한 달 250만 원 정도인데, 지방 도시 기준으로는 빡빡하지만 그래도 꾸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서울 기준이라면 이 금액으로는 꽤 빠듯해지겠지만요.
여기서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목표소득을 그냥 "연 3,000만 원"으로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는 세금을 제하고 그 금액이 손에 들어와야 하니까요. 미국 주식 ETF 투자의 경우 양도소득세 20%에 지방세 2%를 더해 약 22%가 세금으로 나갑니다. 즉 3,000만 원을 쓰려면 약 3,846만 원을 실제로 벌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걸 목표수익이라고 부릅니다. 목표수익은 목표소득에서 세율을 역산해 도출한 실질 필요 수익액으로, 투자 설계의 기준점이 됩니다.
수동소득, 내가 자는 동안 돈이 움직이는 구조
돈을 버는 방법을 크게 나눠보면 세 가지입니다. 내 시간을 파는 것,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 그리고 자본을 투자해서 자본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것. 앞의 두 가지는 능동적 소득, 세 번째가 수동소득(Passive Income)입니다.
수동소득이란 내가 직접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지 않아도 자본이 대신 일해서 발생하는 소득을 의미합니다. 배당금, 임대료, ETF 수익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가 솔직히 이 개념을 접하고 처음엔 "그거 돈 있는 사람들 얘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산을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문턱이 낮더군요.
경제적 자유 달성률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나옵니다. 경제적 자유 달성률은 현재 수동소득을 목표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내가 목표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를 퍼센트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목표소득이 연 3,000만 원인데 지금 수동소득이 연 1,500만 원이라면 달성률 50%인 셈입니다. 저는 현재 이 숫자를 아예 계산해본 적이 없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출발점이 낮지 않더군요.
미국의 은퇴 분석 데이터를 보면 현실이 더 와닿습니다. 투자·은퇴 컨설팅 자료 기준으로 은퇴 시점의 미국인 중 약 66%가 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0만 원 미만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출처: MSN 경제적 자유의 비결).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이 정도라면, 수동소득 구조를 일찍 만들지 않으면 노후가 얼마나 위태로워지는지 체감이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부의 편중은 심각합니다. 상위 0.9%의 사람들이 전 세계 자산의 약 44%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앙값과 평균값이 크게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고, "평균 자산"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여기서 나옵니다.
- 능동적 소득: 월급, 사업소득 — 내가 멈추면 소득도 멈춤
- 수동소득: 배당, 임대, ETF 수익 — 자본이 대신 일하는 구조
- 경제적 자유 달성의 핵심: 수동소득 ÷ 목표소득 = 달성률을 높이는 것
ETF 장기투자, 그래서 원금이 얼마나 필요할까
목표소득도 정했고, 수동소득 구조가 뭔지도 알겠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요? 이게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계산 구조는 이렇습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 즉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 상품에 장기 투자해서 연평균 15% 수익률을 가정한다면, 세후 연 3,000만 원을 손에 쥐기 위해 필요한 목표원금은 약 2억 5,600만 원입니다. ETF란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금융상품으로, 개별 종목보다 분산투자 효과가 크고 수수료가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15% 수익률이라는 숫자가 보장된 건 아닙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면서도 "이게 매년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다르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장기 연평균 수익률이 역사적으로 약 10%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방향성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출처: Investing.com).
여기서 복리(Compound Interest)의 힘이 중요합니다. 복리란 원금뿐 아니라 이전에 발생한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 구조로, 시간이 길수록 자산 증가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20대에 시작한 사람과 50대에 시작한 사람의 차이가 극적으로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제 경우는 퇴직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서 이 복리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현재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아파트 자산 외에 금융자산을 어느 수준까지 쌓을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금융자산을 ETF 중심으로 운용하면서 수동소득의 비율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 일확천금이 목표가 아니라, 퇴직 이후의 연금과 수동소득을 합쳐서 목표소득에 근접하게 만드는 게 현실적인 경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제적 자유를 얻으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나요?
A. 사람마다 다릅니다. 핵심은 본인의 목표소득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후 연 3,000만 원이 목표라면 ETF 연 15% 수익 가정 시 약 2억 5,600만 원의 금융자산이 필요합니다. 서울 거주 기준이라면 이 금액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수동소득과 배당소득은 같은 건가요?
A. 비슷하지만 범위가 다릅니다. 수동소득은 내가 직접 노동하지 않아도 발생하는 모든 소득을 포함하며, 배당소득은 그중 주식이나 ETF 보유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가리킵니다. 임대료, ETF 매각 차익, 이자소득 등도 모두 수동소득에 해당합니다.
Q. ETF 투자에서 세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미국 주식 ETF의 경우 양도소득세 20%에 지방세 2%를 더해 총 22%가 부과됩니다. 따라서 세후 3,000만 원을 받으려면 실제로는 약 3,846만 원을 벌어야 합니다.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 목표를 세우면 나중에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 손에 남게 됩니다.
Q. 50대에 시작해도 ETF 장기투자가 의미 있나요?
A. 늦게 시작할수록 복리 효과는 줄어들지만,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습니다. 다만 이 경우 고수익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ET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연금과 수동소득을 조합해 목표소득에 근접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Q. 아파트 같은 부동산도 수동소득에 포함되나요?
A. 임대를 놓아 월세를 받는 경우라면 수동소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거주하는 자가 아파트는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자유 계산에서 수동소득 원천으로 포함하기 어렵습니다. 자산 규모로는 포함되지만,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결론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막연하게 느껴졌던 이유가 이제는 조금 이해됩니다. 목표소득, 목표수익, 목표원금이라는 세 단계로 쪼개서 숫자를 붙여보니 "그래서 나는 얼마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처음으로 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지방 기준 세후 연 3,000만 원을 목표소득으로 잡았을 때 금융자산 약 2억 5,0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고, 그게 생각보다 손에 닿을 수 없는 숫자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물론 ETF 수익률 15%가 보장된 미래는 아닙니다. 그러나 방향을 잡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본인의 목표소득을 적어보고, 현재 수동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보는 것. 그 작은 한 걸음이 경제적 자유로 가는 실질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출처: YouTube — 경제적 자유, 대체 돈이 얼마 필요한 걸까? (조병학) / 출처: MSN — 돈이 일하게 하라, 경제적 자유의 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