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주식 공부를 시작한 지 꽤 됐는데도 채권이 뭔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주식이랑 채권 같이 담으면 좋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는데, 막상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구조로 담아야 하는지는 아무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찾아보고, 부딪혀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주식과 채권, 수익구조부터 달랐다
주식을 처음 샀을 때 저는 그냥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주식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주가가 오를 때 팔아서 생기는 시세차익(Capital Gain)과, 기업이 이익을 낼 때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Dividend)입니다. 여기서 시세차익이란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팔았을 때 생기는 차익을 말합니다. 단,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주가가 폭락하면 원금을 그대로 날릴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상장폐지, 즉 주식시장에서 아예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제가 직접 소액으로 투자해보면서 이 리스크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채권은 구조가 좀 다릅니다.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인데, 투자자는 이 채권을 사면서 채권자가 됩니다. 수익은 역시 두 가지입니다. 만기까지 정기적으로 받는 이자수익(Coupon)과,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생기는 시세차익입니다. 여기서 쿠폰(Coupon)이란 채권 발행 시 약속된 이자를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뜻하며, 예전에 실제 쿠폰을 잘라 이자를 받던 관행에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도 처음엔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채권도 발행 주체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정크본드(Junk Bond), 즉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하이일드채권(High-Yield Bond)은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 주식 못지않게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출처: Fidelity Korea).
- 주식 수익: 시세차익(Capital Gain) + 배당(Dividend) — 보장 없음
- 채권 수익: 이자수익(Coupon) + 시세차익 — 발행 주체 신용도에 따라 안전성 차이
- 주식은 파산 시 변제 순위 최하위, 채권자는 주주보다 먼저 변제받을 권리 있음
리스크 비교, "채권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말의 함정
일반적으로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더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주식은 가격 변동성(Volatility)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산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변동성이란 자산 가격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제가 처음 투자했을 때 한 종목이 한 달 만에 30% 가까이 빠지는 걸 보고 멘탈이 꽤 흔들렸습니다. 그런데도 주식은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 따라 자산이 불어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채권은 다릅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속된 이자를 꼬박꼬박 받고 원금도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발행 주체가 부도를 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001년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사태 당시 국채 투자자들은 원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오랜 협상 끝에 일부만 변제받았습니다. 채권이라고 무조건 안심할 수 없다는 걸 이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신흥국 채권이나 신용등급 낮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리스크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Yield)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일드(Yield)란 채권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연간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고수익은 고위험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채권에서도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뒤늦게 이해하고 나서 채권을 고를 때 발행 주체의 신용등급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출처: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자산배분, 실제로 어떻게 섞어야 하나
주식과 채권을 섞으라는 말은 워낙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두 자산이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과 채권은 낮은 상관관계(Correlation)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관관계란 두 자산이 얼마나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한쪽이 빠질 때 다른 쪽이 올라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는 경향이 있고,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에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반면 경기 위축은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니 주가가 내려가는 흐름이 생깁니다. 이 구조 덕분에 두 자산을 함께 들고 있으면 어느 한쪽이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 전체의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자산을 조합해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글로벌 경제위기처럼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빠지기도 하니, 이 점은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는 주식 100%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웠습니다. 변동성이 클 때마다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그때서야 채권 비중을 일부 넣는 쪽으로 구성을 바꿨습니다. 초보자일수록 변동성을 버티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채권을 일정 비율 섞어 포트폴리오의 완충 역할을 맡기는 게 현실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감당할 수 있는 손실 규모를 먼저 파악하는 게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식과 채권 중 초보자한테 뭐가 더 나을까요?
A. 일반적으로 채권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어느 하나만 선택하기보다 두 가지를 섞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초보자일수록 주가 변동성에 흔들리기 쉬운데, 채권을 일부 섞어두면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해줍니다. 단, 채권도 발행 주체의 신용등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왜 내려가요?
A. 시장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주기 때문에, 기존에 낮은 이자를 주던 채권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기존 채권의 수요가 줄고 가격도 내려가게 됩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Q. 주식이랑 채권은 항상 반대로 움직이나요?
A. 일반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2022년처럼 글로벌 경제 위기나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상관관계가 낮지만, 시장 충격이 클 때는 같이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Q. 채권 투자는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요?
A. 개별 채권을 직접 고르기가 처음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채권형 ETF나 채권펀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채권에 분산 투자되어 있어 개별 부도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소액으로도 접근이 가능합니다.
결론
주식과 채권, 저도 처음엔 그냥 '종류가 다른 투자 상품' 정도로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투자해보고 공부하면서 두 자산의 수익 구조와 리스크 특성이 근본부터 다르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주식은 소유권을 사는 것이고, 채권은 돈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이 차이 하나가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의 위치를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자산배분은 거창한 개념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변동성이 클 때 채권이 포트폴리오 전체를 조금이라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투자 성향과 감당 가능한 손실 규모를 먼저 파악하고, 그 위에서 두 자산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 고민하는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참고: KB Think /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 Fidelity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