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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첫 월급을 받고도 한동안 보험을 남의 일처럼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이 어릴 때 들어준 보험이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겼죠.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저는 피보험자로만 올라가 있었고, 정작 실질적인 보장이 얼마나 되는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20대 보험은 지금이 가장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시점인 동시에, 가장 방심하기 쉬운 시점이기도 합니다.
청년보험과 어른이보험, 알고 보면 같은 얘기였습니다
주변에서 "어른이보험 들었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무슨 상품인지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건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어린이보험은 만 35세 성인까지도 가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어른이보험'이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2023년 9월부터 금융감독원이 최대 가입 연령이 15세를 초과하는 상품에는 '어린이·자녀' 명칭을 쓸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즉, 이름이 바뀌었을 뿐 보장 구조는 기존 어른이보험과 동일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그렇다면 이게 일반 성인 보험과 무엇이 다른가 하면, 핵심은 보험료와 심사 기준입니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란 병원에서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의 일정 비율을 보험사가 돌려주는 상품입니다. 20대는 건강 상태가 좋아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즉 보험사가 가입자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심사 과정에서 훨씬 유리한 조건을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보장 내용이라도 보험료가 낮고, 가입 자체도 수월합니다.
뱅크샐러드 고객 데이터 기준으로 청년보험으로 전환한 경우 일반보험 대비 평균 약 20% 수준의 보험료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봤을 때도 같은 보장 기준에서 성인 상품보다 확연히 저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험 나이가 30세가 되기 전이라면, 일반 성인 보험이 아닌 청년보험(구 어른이보험)으로 가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보험 나이란 실제 생년월일이 아닌 보험사가 적용하는 나이 계산 방식으로, 만 나이 기준 6개월 단위로 반올림해서 계산합니다.
보험료 비교, 숫자만 보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일반적으로 월 보험료가 낮은 상품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갱신형과 비갱신형의 차이를 모르면, 지금 저렴해 보이는 상품이 10년 후에는 가장 비싼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갱신형 보험이란 일정 기간마다 보험료를 재산정하는 방식으로, 초기 보험료는 낮지만 나이가 들수록 갱신 시마다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반면 비갱신형 보험은 처음 계약 시점의 보험료가 만기까지 고정되는 상품입니다. 실제 보험사별 비교 데이터를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 A손해보험(비갱신형): 남성 62,031원 / 여성 55,987원
- B손해보험(갱신형): 남성 20,880원 / 여성 27,880원
- C손해보험(비갱신형, 100세만기·30년납·무배당): 남성 37,748원 / 여성 36,530원
B손해보험이 가장 저렴해 보이지만, 갱신형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비갱신형보다 더 많은 총액을 납입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비갱신형인 A와 C도 남성 기준 월 24,283원, 연간 약 29만 원 차이가 납니다. 이 차이는 보장 항목, 특약 구성, 가입금액에 따라 발생하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포털 '파인'에서는 보험상품 비교와 계약 유지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파인). 저도 처음에는 보험료 숫자만 보고 비교했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 특약 항목까지 들여다보고 나서야 단순 가격 비교가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했습니다.
적정 보험료 기준으로 보면, 월 소득의 5~10% 선이 적당합니다. 임금직무정보시스템 기준 20~24세 평균 월급은 224만 원, 25~29세는 272만 원인데, 소득의 5%를 기준으로 하면 각각 약 11만 2천 원, 13만 6천 원 수준이 됩니다.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보험료라면 한 번쯤 구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대에게 실제로 필요한 보험, 이것부터 챙기십시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보험 정보도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그런데 제가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건, 부모님 지인이 권유해서 얼떨결에 가입하고 20년씩 납입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점입니다. 막상 보험금을 청구할 때가 되어서야 약관을 뒤져보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특약이 잔뜩 붙어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는 거죠.
먼저 가입해야 할 것은 실손의료보험입니다. 병원에서 지출한 비용의 70~90%를 돌려받는 구조로, 대한민국 국민 3,6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사실상 기본 보험입니다. 20대 기준 월 보험료가 1~2만 원대로, 부담이 가장 적으면서 실용성은 가장 높습니다.
그 다음으로 고려할 것이 3대 질병 진단비 보장입니다. 3대 질병이란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을 가리키며, 이 세 가지는 국내 사망 원인 상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치료비 부담도 가장 큰 질병들입니다. 진단비란 해당 질병을 진단받는 즉시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본인 연봉 수준의 금액이 한 번에 나오도록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력에 따라 암, 뇌혈관, 심혈관 중 어느 쪽을 더 두텁게 준비할지 결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반면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은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습니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이 핵심인데, 부양 가족이 없는 20대에게는 매달 고액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동일 보험사에서 30세 남성 기준 종신보험 월 보험료가 22만 8천 원인 데 비해 정기보험은 10만 3천 원으로 절반 이하입니다. 변액보험은 투자 성격이 포함된 상품으로, 보험을 위험 대비 수단이 아닌 투자 도구로 접근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초년생에게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년보험이랑 어른이보험이 진짜 같은 건가요?
A. 실질적으로는 같습니다. 2023년 9월 금융감독원 규제 이후 '어린이·자녀' 명칭 사용이 제한되면서 이름이 바뀐 것이고, 보장 구조와 가입 대상은 동일합니다. 보험사마다 가입 가능 연령이 35세 또는 40세로 다를 수 있으니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갱신형이 비갱신형보다 무조건 불리한 건가요?
A. 무조건 불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갱신형이 총 납입 보험료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갱신형이 초기 보험료가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갱신 시마다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를 감안하면 10년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면 비갱신형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Q. 실손보험 2개 들면 보험금을 2배로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없습니다. 실손의료보험은 실제 지출한 의료비를 기준으로 보상하는 실손 보상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여러 개에 가입해도 중복 수령이 되지 않습니다. 보험료만 이중으로 납입하게 되는 결과가 나오므로, 중복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내가 어떤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 사이트에서 본인 인증 후 조회하면 피보험자로 등록된 보험 내역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가입해준 보험도 피보험자가 본인이라면 조회됩니다.
결론
20대 보험 가입을 돌아보면서 제가 가장 후회한 건 '늦게 알았다'는 게 아니라, '대충 넘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청년보험이 유리하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갱신형과 비갱신형, 특약 구성, 납입 면제 조건 등 따져야 할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납입 면제란 암이나 뇌졸중 같은 중대 질병 진단 또는 일정 이상의 후유장해 판정 시 남은 보험료 납입을 보험사가 대신 부담해주는 기능인데, 상품마다 적용 조건이 달라 약관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실손의료보험부터 시작해서 3대 질병 진단비를 추가하고, 보험료는 월 소득의 5% 이내로 설정하는 것이 제가 경험상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기준입니다.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은 재정 상황과 가족 상황이 달라지는 10~15년 후에 다시 점검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위험 대비에 집중하는 것이 맞습니다.
참고: 뱅크샐러드 청년보험 가이드 / 농민신문 사회초년생 보험 가이드 / 유튜브 보험 전문가 영상 / 아하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