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정부가 손실을 먼저 떠안는다는 말에 솔깃했던 분들, 저도 그랬습니다. 지난 5월 1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5영업일 만에 6,000억 원을 전량 소진했을 때, 가입을 못한 아쉬움은 꽤 오래 남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2차 출시를 앞두고 다시 들여다보니, 그때의 설렘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1차 펀드에 가입한 지인은 현재 평가손실 구간에 들어간 상태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국민성장펀드1차 흥행의 이면, 지금 수익률은 어떻습니까
정부가 원금 손실을 막아준다고 하면 사실 아무 걱정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실제 구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손실 보전 구조는 자펀드별로 손실의 최대 20% 범위 안에서 정부 재정이 우선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후순위 손실 부담'이란 손실이 발생했을 때 정부 재정이 먼저 깎이고, 그 이후에야 일반 투자자의 원금이 위험에 처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즉 손실이 20%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일반 투자자가 그 이상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제가 지인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현재 기준가격이 998원대라고 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기준으로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 3개 운용펀드 모두 설정 당시 기준가 1,000원을 밑돌고 있는 상태입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손실 폭이 크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2차 가입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코스닥 지수를 보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5월 가입 당시 코스닥은 1,105포인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790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펀드는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와 비상장기업,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자산의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기술특례 상장기업'이란 적자 상태여도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증시에 입성한 기업을 뜻합니다. 변동성이 일반 대형주보다 훨씬 크고, 지수가 흔들리면 같이 크게 흔들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큰아이 해외 유학 자금 때문에 1차에 가입하지 못했는데, 솔직히 지금 상황을 보면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5년 후 플러스로 돌아설 거라는 기대는 있지만, 그게 보장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설정 당시 기준가 1,000원 → 현재 998원대로 평가손실 구간 진입
- 코스닥 지수 1,105pt(5월) → 790pt(9월)로 약 28% 하락
- 정부 후순위 손실 부담은 자펀드별 최대 20% 범위에 한정
- 자산의 30% 이상 비상장·기술특례 기업 편입 의무 — 고변동성 구조
- 만기 5년, 중도 환매 제한 (거래소 상장 후 매매 가능하나 유동성 위험 존재)
세제혜택은 분명하지만, 그게 전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펀드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여전히 있는 이유는 세제혜택 때문일 겁니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동시에 제공되는 상품입니다. 여기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란 일반적으로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분이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것과 달리, 이 펀드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은 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져 별도의 낮은 세율로 과세되는 혜택을 말합니다. 금융소득이 높은 분들에게는 실질적인 절세 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소득공제 혜택도 최대 40%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과세표준이 높은 구간에 계신 분이라면 세금 환급 측면에서 꽤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제혜택은 어디까지나 투자 원금이 지켜질 때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5년 후 원금마저 손실이 나 있다면 절세 효과는 오히려 상대적 위로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상품의 위험등급은 가장 높은 1등급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도 이번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 국민성장펀드를 지목하면서, 투자금 회수(Exit) 조건과 목표수익률이 별도로 설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출처: 국민일보).
KPI(핵심성과지표)가 불명확하고 운용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는 과거 뉴딜펀드의 실패를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서 'KPI'란 펀드 운용사가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성과 목표치를 의미합니다. 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운용사가 수익률보다 자산 규모 키우기에 집중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솔직히 지금 가장 찜찜한 대목입니다.
물론 투자 대상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삼성전자 평택 5라인 AI 반도체 클러스터에 2조 원, 원익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양산시설에 3,500억 원,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배터리 공장에 3,000억 원 등 실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사업들의 면면은 과거 뉴딜과는 급이 다릅니다. 정부 목표 수익률도 5년 누적 30%, 연 6%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확정 수익이 아니라 운용 목표치에 불과합니다. 제가 보기엔 정책적 모험임은 분명하고,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민성장펀드 2차는 언제 가입할 수 있나요?
A. 2차 펀드는 위탁운용사 심사 결과 발표가 8월 중 예정이었으나 9월 초 현재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시장 상황이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일정이 추가로 늦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확한 판매 일정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공식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정부가 손실을 부담한다는데 원금이 보장되는 건가요?
A.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닙니다. 정부 재정이 자펀드별 손실의 최대 20% 범위에서 우선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손실이 그 이상 커지면 일반 투자자도 손실을 봅니다. 위험등급은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Q. 세제혜택은 누구에게 가장 유리한가요?
A.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하거나 소득세 과세표준이 높은 분들에게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최대 40% 소득공제 혜택이 실질적으로 더 크게 체감됩니다. 반대로 소득이 낮거나 금융소득이 적은 분들은 세제혜택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5년 만기와 원금 손실 가능성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Q. 5년 안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중도에 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만기 5년 동안 환매가 제한됩니다. 거래소 상장 후에는 매매가 가능하지만,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점이나 가격에 팔지 못할 수 있습니다. 5년 안에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입 전에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결론
국민성장펀드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심입니다. 노년 자금을 묶어두고 5년을 기다리는 분들, 세제혜택을 보고 어렵게 결정한 분들에게 눈물 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200조 원이라는 목표치는 한국 첨단산업의 판을 바꿀 수도 있는 규모지만, 그 성패는 정부가 얼마를 넣느냐보다 민간 자금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습니다.
2차 가입을 고민 중이라면 세제혜택보다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 맞습니다. "5년 동안 이 돈이 묶여도 괜찮은가, 그리고 원금이 일부 줄어드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두 가지 모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때 가입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저는 당장은 지켜보는 쪽입니다.